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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의 일상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기억의 잔상 위로 스며든 그림자

by 꿀발린별 2024. 11. 16.

'우리 삶은 보지 못한 풍경으로 가득하다' 프랑스 감독 셀린 시아마의 걸작으로 이미 많이 알려져 있는 영화입니다. 폽이 영화감상을 좋아하기에 명화들을 많이 알고 있는데 이 작품도 너무 좋아하는 영화라며 추천을 해줘서 기대를 품고 보았던 영화에요. 18세기 프랑스의 어느 해안가를 배경으로 한 예술과 사랑 그리고 자유를 탐구하는 아름답고 강렬한 작품입니다.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국내개봉 : 2020년 01월 16일
등급 : 15세 이상 관람가
장르 : 드라마, 로맨스
 
감독 : 셀린 시아마
각본 : 셀린 시아마
출연 : 아델 에넬, 노에미 메를랑 외
 
상영시간 : 121분
수상내역 : 
2020
68회 멜버른 국제 영화제(관객상 - 장편)
45회 세자르영화제(촬영상)
40회 런던 비평가 협회상(외국어영화상)
54회 전미 비평가 협회상(촬영상)
2019
21회 리우 데 자네이루 국제영화제(펠릭스상 - 최고의 장편상)
 
 

줄거리

 

화가 마리안느가 비밀스러운 의뢰를 받게 됩니다. 그녀가 그려야 할 대상은 다름 아닌 귀족 여성 엘로이즈. 그러나 엘로이즈는 단순한 초상화의 주인이 아이였죠. 결혼이라는 족쇄를 거부하며, 자신의 얼굴을 캔버스에 남기는 것조차 거부하는 강렬한 의지를 가진 인물입니다. 이에 마리안느는 그림을 위한 목적으로 접근하지 않고 단순한 동행자로서 그녀의 옆에 머물게 됩니다. 그러나 그 머묾은 계획적인 관찰로 채워지게 되었습니다.
 

함께 보내는 나날 속에서 두 여인은 서로의 껍데기를 넘어 진실한 모습을 바라보기 시작합니다. 마리안느는 엘로이즈의 얼굴에 깃든 불안, 고독, 그리고 자유에 대한 갈망을 천천히 이해하게 됩니다다. 캔버스에 남겨지는 것은 단순히 외적인 모습이 아닌 그녀의 영혼이였어요. 이 과정에서 그들은 설명할 수 없는 끌림으로 서로에게 다가서게 됩니다.
 

하지만 이 관게는 처음부터 끝을 예고하고 있었습니다. 불꽃이 아무리 타올라도 결국은 사라지는 운명을 가진 것처럼 그을의 사랑도 시간이 정해져 있는 기억의 형태로 남게 될 운명이였던것입니다.
 
 
 

인물

마리안느

마리안느는 눈으로만 그림을 그리는 화가가 아닙니다. 그녀는 자신의 붓끝에 담긴 자유와 욕망 그리고 억압된 시대를 뛰어넘으려는 의지를 동시에 표현하는 사람입니다. 엘로이즈를 처음 마주했을 때 그녀의 고요한 표정 뒤에 숨겨진 감정을 읽어재려는 그녀의 눈빛은 단순한 초상화가 아닌 한 인간의 진실에 다가가고자 하는 강렬함으로 가득합니다. 그녀는 결국 엘로이즈의 초상을 완성하지만 그 과정에서 사랑이라는 또 다른 초상을 그려냅니다.
 

엘로이즈

엘로이즈는 단순히 결혼을 거부하는 귀족 여성이 아닙니다. 그녀는 정해진 삶을 살기 싫어하고 자신의 운명에 반항하는 불꽃 같은 존재입니다. 하지만 그녀의 반항은 소란스럽지 않습니다. 조용하고 우아하게 자신의 삶을 지키려는 그녀의 모습은 마리안느와의 만남으로 점점 더 선명해 집니다. 엘로이즈는 마리 안느를 통해 억눌린 욕망을 깨닫고 자신의 사랑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자신을 초상화 속에 새기는 일에도 동의합니다. 이는 그녀가 예술이라는 방식으로 자신의 흔적을 남기겠다는 선택이기도 합니다.
 

소피

소피는 영화에서 가장 현실적인 고민을 가진 인물일지도 모릅니다. 그녀의 이야기는 당시 여성들이 마주했던 고난과 선택의 한계를 그대로 보여줍니다. 하지만 마리안느와 엘로이즈가 그녀를 돕는 과정은 단순히 개인적인 해결책을 넘어 여성 간 연대와 지지의 상징적인 장면으로 기억됩니다. 소피는 작지만 중요한 목소리로 두 주인공의 관계를 더 깊게 만드는 중요한 조력자가 됩니다.
 

엘로이즈의 어머니

어머니는 시대의 논리에 순응하며 엘로이즈의 결혼을 주도하는 인물이지만 그녀 역시 모순적인 감정을 지닌 인간입니다. 그녀는 딸을 사랑하면서도 딸을 자신의 삶과 가문의 연장을 위한 도구로 여기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입니다. 하지만 그녀의 행동은 당시의 여성들에게 주어진 선택의 폭을 보여주는 중요한 맥락으로 작용합니다.
 
 
 

마무리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은 단순히 눈으로만 보는 영화가 아닌 마음으로 느낄수 있는 영화였어요. 사랑의 본질과 예술의 가치 그리고 인간의 기억과 감정을 탐구하며 그 모든 것을 작품으로 아름답게 녹여내었어요. 이 영화를 감상하게 되신다면 한 폭의 그림처럼 잊을 수 없는 영화로 기억속에 오래도록 남을 명작입니다. 단순히 로맨스 영화로 머물지 않고 자유와 주체성을 찾고자하는 여성들의 이야기이자 진정한 사랑의 본질을 탐구하게 되는 작품입니다.